마케팅정보의 원천
우리 회사에는 마케팅 정보가 늘 부족해 라고 느끼는 마케터가 있다면 먼저 마케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원천들을 충분히 잘 이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해보아야한다.
마케팅 정보의 원천은 실로 다양하지만, 크게 나누면 2차 자료와 1차 자료로 분류할 수 있다. 2차 자료란 다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이미 수집된 자료를 가리키며, 1차 자료란 현재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별히 수집된 자료를 가리킨다. 예를 들어, 경쟁자들이 누구인지를 파악하기 위하여 표준산업분류를 이용한다면, 이것은 2차 자료의 예가 된다. 왜냐하면 표준산업분류는 정부가 경제정책을 세우기 위하여 정리해 놓은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쟁자들이 누구인지를 파악하기 위하여, 마케터가 수백명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이 데이터를 분석하여 지각도를 작성하였다면, 이것은 1차 자료의 예가 된다.
2차 자료는 이미 수집된 데이터이기 때문에 데이터 수집비용이 절약되고 바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인터넷에서 입수할 수 있다면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다른 목적으로 수집된 데이터이므로, 현재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충분히 자세하지 않거나, 너무 오래되었거나, 또는 공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단점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4대 매체 광고중에서 신문광고가 가장 효과가 크다. 라는 연구 결과가 한국 신문협회에서 나온 것이라면, 그 연구방법의 공정성에 대하여 의문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2차 자료가 갖는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려면 2차 자료를 먼저 찾아보고, 2차 자료로서 커버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1차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2차 자료의 원천
2차 자료의 원천은 다시 기업내부 원천과 외부 원천으로 분류된다.
(1) 기업내부 원천
2차 자료를 얻을 수 있는 기업내부 원천이란 기업이 여러 가지 활동을 수행하면서 만들어지고 저장되는 데이터를 가리킨다. 구체적인 데이터의 종류는 회사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여기서는 그 중에서 대표적인 원천인 주문결제 데이터, POS 데이터,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설명하기로 한다.
1)주문-결제 데이터
주문-결제 데이터는 상품주문, 출고, 대금결제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가리킨다. 이런 데이터는 주문현황, 출고현황 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리고 특수한 경우에는 구매자에 대한 정보도 제공해준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에서는 에어컨을 대리점과 전문할인점 등을 통해서 판매하므로, 누가 삼성 에어컨을 샀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그러나 대부분의 구매자들이 에어컨을 할부로 구입하고, 할부금융은 삼성계열의 금융회사가 취급한다면 이 데이터를 통해서 구매자에 대한 기초적인 사항들을 파악할 수 있다.
2)POS 데이터
POS데이터(point-of-sale data)란 스캐너 데이터(scanner data)라고도 불리는데, 주로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같은 소매점의 계산대에 설치된 스캐너로 판매된 상품의 바 코드(bar code)를 읽음으로써 수집되는 데이터를 가리킨다. 이 데이터에는 판매된 상품의 고유번호, 수량, 시각, 가격 등이 입력되며, 일부 업체에서는 점원으로 하여금 구매자의 성별과 추정된 연령까지 입력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소매점은 여러가지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편의점 체인에서는 밤 8시부터 새벽 4시 사이의 맥주 매출액이 하루 동안의 맥주 매출액의 75%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기도 하였다.
3) 고객 데이터베이스
고객 데이터 베이스(customer database)란 잠재고객 발굴, 선별, 상품판매, 또는 고객과의 관계유지 등의 목적으로 기존고객은 물론 잠재고객에 대한 광범위한 데이터를 조직적으로 모아놓은 것을 가리킨다. 고객데이터베이스와 관련된 것으로, 데이터 웨어하우스(data warehouse)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고객 데이터베이스뿐만이 아니라, 다른 여러가지 원천으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통일된 포맷으로 저장해 놓은 것을 가리킨다.
(2) 기업외부 원천
기업외부에서 얻을 수 있는 2차 자료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원천 |
대표적인 예 |
기업내부 |
주문-결제 데이터, POS데이터, 고객 데이터베이스, 웹로그 파일 데이터, 과거의 마케팅 조사보고서, 판매사원 활동보고서, 재무제표 등 |
기업외부 |
。중앙 행정기관: 통계청, 한국은행, 공정거래위원회, 기획재정부, 한국소비자원, 국세청, 지식경제부 등 。지방자치단체 。경제단체: 대한상공회의소 및 각 지역 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 。협회: 한국자동차공업협회, 한국백화점협회 등 。신용평가회사: 한국신용평가, 한국 기업평가 등 。일간지/주간지 또는 온라인/ 인터넷 뉴스 데이터 베이스 。전문지: 전자신문, 화장품 신문 등 。경제연구소 。마케팅조사회사 또는 광고대행사 |
마케팅정보 시스템
마케터들은 표적시장, 유통경로, 경쟁자, 일반대중, 거시환경 등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필요로 한다. 특히, 최근 들어 정보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계획→실행→통제'로 이어지는 마케팅 관리과정의 싸이클이 짧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가령 과거에는 마케팅 관리과정이 한 바퀴 도는 데 1년이 걸렸다면, 요즘은 3개월 심지어는 1개월밖에 걸리지 않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또 고객들의 욕구가 다양화되면서, 고객, 경쟁자, 상품 등에 대한 정보가 더욱 더 중요한 경쟁우위의 원천이 되고 있다. 따라서 마케터에게 필요한 정보를 창출하고 이를 제때에 전달하는 마케팅 정보 시스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1)마케팅 첩보
마케팅 첩보(marketing intelligence)란 표적시장, 유통경로, 경쟁자, 일반대중, 시장환경 등에 대한 일상적인 정보를 가리킨다. 마케팅 조사가 어떤 구체적인 마케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라면, 마케팅 첩보는 어떤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언젠가 필요할 때를 대비하여 지속적으로 수집되는 정보이다. 마케팅 첩보는 고객, 판매사원, 유통업자, 언론매체 등으로부터 수집된다. 그러나, 마케팅 첩보를 수집하는 부서나 절차가 명확하지 않아서, 귀중한 첩보가 활용되지 못하고 사장되는 경우가 흔하다. 이문제를 해결하려면 마케팅 첩보를 수집하고 분류하고, 평가하고 배포하는 전담부서를 만들고, 마케팅 첩보를 입수한 임직원이 이를 지체없이 보고하도록 인센티브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2)마케팅 의사결정 지원시스템
기업내부의 2차자료, 마케팅 조사, 마케팅 첩보는 마케터에게 마케팅 의사결정에 유용한 많은 데이터를 제공해주지만, 이것만으로 충분하다고는 할 수는 없다.
POS데이터의 예를 들어보자. 어느 편의점 본부에서는 각 가맹점으로부터 POS 데이터가 들어오면,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자동적으로 이를 상품별 시간대별, 지역별 분석한 다음, 이를 보기 좋게 그래프로 그려서 마케팅 정보 시스템에 저장시킨다고 한다. 그러나, 이 회사의 누군가가 가격대별 매출비중을 알기 원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분명히 이 사람의 정보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데이터는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이 회사의 마케팅 정보 시스템으로는 이를 충족시켜 줄 수가 없다. 아마 몇 사람이 달려들어서 상당한 시간을 들인 후에야 필요한 정보를 뽑아낼 수가 있을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POS 데이터를 분석하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고쳐서 가격대별 분석도 하도록 하면 되지 않을까? 그러나 이것은 일시적인 해결책이지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다른 누군가가 이번에는 건성모발용 샴푸와 지성모발용 샴푸의 매출액을 따로따로 내어 줄 것을 원한다면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또 뜯어 고칠 것인가?
이문제를 식당에 비유하자면, 손님이 원하는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재료는 주방에 다 있지만, 메뉴에 있는 음식 중에서만 시켜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차라리 재료를 부페식으로 늘어놓고 손님이 어떤 재료와 어떤 재료를 섞어서 어떤 요리를 만들어달라고 하면, 숙달된 요리사가 그대로 만들어주는 것은 어떨까?
바로 이런 아이디어를 도입한 것이 마케팅 의사결정 지원시스템(marketing decision support system, MDSS)이다. 이것은 마케터들이 의사결정에 필요한 데이터를 직접 분석하여 필요한 정보를 뽑아낼 수 있도록 만들어진 통계적, 수학적인 분석기법들과 각종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의 집합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가 회사 내부에서 쓰고 있는 MS sales라는 시스템은 마케터들이 원하는 대로 매출액을 분석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가령, 국가별, 지역별, 고객별, 판매원별, 심지어는 우편번호별로도 매출액을 집계하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로는 실무에 종사하는 마케터들이 통계적 수학적인 분석기법들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데이터를 직접 분석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 그래서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미국의 마케팅 조사회사들은 전문가 시스템과 통계적 분석기법들을 결합하여, 컴퓨터로 하여금 대량의 데이터를 자동적으로 분석하게 한 다음, 마케팅 관리자가 꼭 알아야할 중요한 정보만을 요약해서 전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것으로, 데이터 마이닝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POS시스템이나 인터넷을 통하여 쏟아져 들어오는 다량의 데이터를 통계적으로 분석함으로써 그안에서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찾아내는 여러가지 기법들을 일컫는 말이다. 예를 들어 카탈로그 마케팅 회사들은 주기적으로 회원들의 데이터베이스를 데이터 마이닝 기법으로 분석하여 이탈 가능성이 높은 회원들을 찾아내고, 이들에게 유지 노력을 집중시킬 수 있다.
시장지향성
지금까지 우리는 마케팅 정보의 수집, 관리, 그리고 활용에 대하여 여러가지 내용들을 살펴보았따. 마케터는 불확실한 정보를 갖고 위험한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마케터가 조금이라도 정확한 정보를 제때에 이용할 수 있다면 마케터 자신은 물론 회사 전체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마케팅을 잘하는 기업들은 그렇지 못한 기업들에 비하여 다음과 같은 세가지 특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부서의 구분 없이 현재 그리고 미래의 고객 욕구에 관한 정보를 창출한다.
▶ 수집된 정보는 모든 부서에 전파된다.
▶ 부서의 구분없이 수집된 정보에 신속하게 대응한다.
이 세가지 특징을 묶어서 시장지향성이라고 부른다. 즉, 시장지향성이 높은 기업은 위의 세 가지 특징들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그 동안의 많은연구결과에 따르면, 최고 경영자의 관심이 높을수록, 부서간의 갈등이 낮을수록, 부서간의 벽이 낮을수록, 성과에 대한 보상이 단기적인 수익성이 아니라 고객만족도와 같은 장기적인 지표를 기준으로 하여 이루어질수록, 시장지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지향성이 높은 기업들은 낮은 기업들에 비하여 훨씬 더 높은 수익성을 거두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1941년에 미군 첩보기관들 간에 정보공유가 되지 않아서, 미국 태평양 함대가 막대한 타격을 입었던 것처럼, 마케팅 '전쟁'에 있어서도 우리 부서와 관련없는 정보수집에는 소극적으로 나서고 우리가 수집한 정보는 우리만 갖고 있으려 하고, 부서간에 영역다툼을 벌이느라 늑장 대응을 한다면 패배를 거듭해서 벼랑끝까지 몰리느 운명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