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별 가격결정
모든 고객들에게 똑같은 가격을 받는 것보다, 고객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매김으로써 더 높은 이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 깨닫지 못하는 기업들이 많이 있다. 이것을 이해하기 위하여 다음의 예를 살펴보자.
(1) 가격차별의 예
구매자들의 유보가격이 같지 않다면 유보가격이 높은 구매자에게는 높은 가격을, 유보가격이 낮은 굼개자에게는 낮은 가격을 매겨야 한다. 어느 상품의 구매자들을 유보가격을 기준으로 아래의 표와 같이 4개의 세분시장으로 나누었다.
|
세분시장A |
세분시장B |
세분시장C |
세분시장D |
유보가격(단위:만원) |
40 |
30 |
20 |
10 |
구매자의 수(단위: 명) |
N |
N |
N |
N |
세분시장A는 이 상품에 대하여 최대 40만원까지 지불할 용의가 있는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세분시장 B, C, D는 각각 30만원, 20만원, 10만원까지 지불할 용의가 있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각 세분시장의 크기는 동일해서 각각 N명의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상품의 변동비는 5만원이고, 고정비는 없으며, 이 시장에 경쟁자는 없다고 하자. 이 회사가 이익을 극대화하려면 이 상품의 가격을 얼마로 정하면 될까? 우선 모든 구매자들에게 같은 가격을 매기는 경우부터 생각해보자.
가격(단위: 만원) |
이익(단위:만원) |
40 |
(40-5)XN=35N |
30 |
(30-5)XN=50N |
20 |
(20-5)XN=45N |
10 |
(10-5)XN=20N |
예를 들어 가격을 40만원으로 책정하는 경우 세분시장 B, C, D는 자신들이 지불하고자 하는 최고가격보다도 이 상품의 가격이 높으므로 구매를 유보하며, 단지 세분시장 A만이 구매한다. 그러므로 구매자 수는 N명이 되고, 이익은 35N(만원)이 된다. 나머지 가격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계산할 수 있다. 그 결과, 단일가격을 매길 경우에 이익을 극대화하는 가격은 30만원임을 알 수 있다.
이제, 세분시장별로 다른 가격을 매기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세분시장 A는 최고 40만원까지 지불할 용의가 있고, 다른 경쟁상품도 없다고 하였으므로, 이 세분시장에 대해서는 40만원보다도 낮은 가격으로 팔 이유가 없다. 다른 세분시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각 세분시장별로 유보가격만큼을 가격으로 매겨야 한다. 이 경우 얻어지는 이익은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40-5) X N + (30-5) X N +(20-5) X N + (10-5) X N =80N(만원)
동일한 가격을 매길 경우 최대이익이 50N(만원)인데 세분시장별로 다른 가격을 매길 경우 최대 이익은 80N(만원)이므로, 이익을 극대화하는 가격정책은 세분시장별로 다른 가격을 정하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세분시장별로 가격을 다르게 받는 것이 우월한 이유는 고객이 지불하고자 하는 가격을 모두 받아냈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30만원을 단일가격으로 결정할 경우에는 세분시장 B에 대해서만 유보가격만큼을 받아낼 수 있을 뿐이고, 세분시장 A에 대해서는 10만원만큼 싸게 파는 셈이 된다. 그리고 세분시장 C와 D에 대해서는 너무 높은 가격을 부른 셈이 된다.
(2) 가격차별의 개념과 중요성
이렇게 기본적으로 동일한 상품에 대해서 개별고객마다 또는 세분시장마다 다른 가격을 받는 것을 가격차별(pric discrimination)이라고 부른다. 그러면 무엇을 기준으로 가격을 다르게 받아야 할까?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기준들이 있다.
▶ 유보가격이 높은(낮은) 집단에는 높은(낮은) 가격을 받는다.
▶ 높은(낮은) 가치를 느끼는 집단에는 높은(낮은) 가격을 받는다.
▶ 가격민감도(price sensitivity)가 높은 집단에는 낮은 가격을 받고, 가격민감도가 낮은 집단에는 높은 가격을 받는다.
많은 독자들이 이미 간파하였겠지만, 이 세가지 기준들은 상호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어떤 상품에 대하여 높은 가치를 느끼는 집단은 높은 유보가격과 낮은 가격민감도를 갖게 된다.
가격차별이 중요한 이유는, 위의 사례에서도 보았듯이, 모든 고객들에게 같은 가격을 받는 것보다 가격을 다르게 받는 것이 더 높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경제학에서 오래 전에 증명된 이론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우리의 고객들을 유보가격, 지각된 가치, 또는 가격민감도를 기준으로 세분화할 수 있다면, 각 세분시장별로 가격을 다르게 받는 것이 이익을 극대화하는 지름길이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가격민감도가 높은 집단에 낮은 가격을 책정한다고 해서 변동비 이하의 가격으로 팔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위의 예에서도 세분시장 D에 대하여 책정한 10만원은 이 상품의 변동비 5만원보다 높았다.
(3) 가격차별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
고객들을 가격민감도에 따라 세분화할 수 있다고 해서 가격차별이 반드시 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다음과 같은 조건이 충족되어야 가격차별이 성공할 수 있다.
▶ 고개들이 싼 값에 사서 비싼 값에 되파는 일이 일어나지 않거나 이를 방지할 수 있어야 한다.
▶ 고객들이 가격차별을 당한 데 대하여 나쁜 감정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제값을 내고 구입할 용의가 있는 고객에게 할인을 해주어서는 안된다. 즉, 할인해주지 않으면 사지 않았을 사람들에게만 할인을 해주어야 한다.
▶ 법률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제조업자가 도매업자들에게 상품을 팔 때, 다른 가격을 받는 것은 불법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수량할인을 통하여 실질적으로 가격차별을 하는 방법은 가능하다.
위의 조건들 중에서 특히 두번째 조건은 가격차별에 중요한 걸림돌로 작용한다. 고객의 불만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기본적으로 동일한 상품을 다른 가격으로 팔려면, 고객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를 붙이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한 이유를 발견할 수 없다면, 상품을 조금 다르게 만든 다음에 가격을 다르게 붙여야 한다. 이렇게 똑같은 상품을 갖고 가격차별을 하는 것을 직접적 가격차별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상품을 조금 다르게 한 다음 가격차별을 하는 것을 간접적 가격차별이라고 부르기로 하자.
(4) 가격차별의 사례
가격차별의 사례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발견된다. 실제로 넘누 당연하게 받아들여왔던 것들이 알고 보면 가격차별이었던 경우가 많다.
1)직접적 가격차별
-학생할인
대학 캠퍼스에서 타임이나 뉴스위크 등의 구독료를 50% 할인해주면서 구독자를 모집하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다. 학생들은 일반인들에 비하여 가격민각ㅁ도가 높으므로, 구독료를 할인해 주는 것이다. 잡지라는 상품의 성격상, 변동비는 종이값, 인쇄비, 우송료 정도에 불과하므로 50%할인을 해주더라도 총 공헌마진을 높일 수 있다.
-항공요금
항공여객운송의 원가구조는 변동비가 낮고 고정비가 높은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에, 빈자리를 남겨두기보다는 가격민감도가 높은 집단에게 가격을 할인해줌으로써 자리를 채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항공여행을 하는 사람들 중에서 누가 가격민감도가 높을까?
항공사들이 이 문제를 연구한 결과 얻은 결론은 자비로 여행하는 사람들이 가격민감도가 높고, 남의 돈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은 가격민감도가 낮다는 것이었다.
그다음과제는 누가 남의 돈으로 여행하는지를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항공사들은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출장을 가는 사람들은 목적지에 가서 주말을 보내지 않고 돌아오거나 아니면 다음 행선지로 떠나는 경향이 높다는 사실이었다. 여기에 착안한 항공사들은 토요일 저녁을 목적지에서 자고 오는 조건으로 낮은 가격에 티켓을 판매하기 시작하였다. 물론 이 티켓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자비로 여행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수량할인
수량할인(quantity discount)이란 한 번에 구입하는 물량이 많아짐에 따라 단가를 낮춰주는 가격정책을 가리킨다. 수량할인의 좋은 예는 복사 가게에서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단가가 1매에 50원씩이더라도, 한꺼번에 1,000매쯤 복사한다고 하면 단가를 낮추어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량할인은 주로 제조업자와 도매업자 또는 도매업자와 소매업자 사이의 거래에서 흔히 발견된다. 예를 들어, 어떤 제조업자가 다음과 같은 두명의 구매자에 대한 가격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경우를 살펴보자.
구매자 A는 이 상품을 한 개만 구입할 경우 70-만원까지 지불할 용의가 있지만, 두 개이상을 구입할 때에는 추가 단위에 대해서는 각각 20만원만 지불할 용의를 갖고 있다.
문제를 단순화하기 위해, 제조업자가 구매자의 이러한 성향을 파악하고 있다고 가정하고, 구매자들간에는 거래가 전혀이루어지지 않는다고 가정하자. 또 이 제품의 원가는 20만원이라고 가정하자. 만약 이 제조업자가 가격을 70만원으로 책정한다면, 구매자 A와B에게 각각 1단위씩을 팔게 되고 모두 100만원의 순이익을 올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최적 가격구조인지를 면밀히 검토해보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가격구조를 채택하는 것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이러한 가격구조하에서 구매자 A는 한개만을 구입하고 70만원을 지불할 것이다. 그러나 구매자 B는 모두 5개를 구입하고 225만원(=70+50+40+35+50)을 지불할 것이다. 이 제품의 단위당 원가가 20만원이었으므로, 이 기업은 모두 175만원의 이익을 거두게 될 것이다. 이는 가격을 70만원으로 책정하였을 때 거둘 수 있었던 이익보다 무려 75%나 높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량 구매자는 소량 구매자에 비하여 가격에 민감하므로, 대량 구매자에게 가격 할인을 해주는 수량할인은 가격차별의 효과를 가져온다. 수량할인은 비교적 널리 쓰이는 가격정책이지만, 수량할인이 이익극대화에 기여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기업들이 많이 있다. 이들 기업들은 대량 구매를 통하여 원가가 절감되는 부분을 구매자에게 일부 돌려주기 위하여 수량할인을 한다라고만 알고 있다.
-이중요율
이중요율(two-part tariff)이란 가격체계가 기본요금과 사용요금의 두 가지로 이루어진 것을 가리킨다. 전화요금이 이중요율의 대표적인 예이다. 이중요율이 존재하는 이유는 세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 설령 전화를 걸지 않더라도 받을 수는 있기 때문이다.
▶ 이중요율은 소비를 촉진할 수 있다. 기본요금도 엄연히 가격의 일부이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기본요금은 잊어버리고 사용요금만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은 기본요금으로부터 이익을 취하고, 사용요금은 거의 원가로 매김으로써 소비를 촉진하게 된다.
▶ 가격이 민감한 사용자들에게 할인혜택을 주기 위한 것이다. 예를 들어, 월 1만원의 기본요금과 10초당 9원의 사용요금을 적용받는 이동전화 가입자의 경우, 한달 동안 10초만 통화를 하였다면, 실제로 이 사람은 10초당 10,009원이나 되는 높은 요금을 지불한 셈이다. 그러나, 한 달 동안 10,000초나 통화를 하였다면, 이 사람은 10초당 19원을 지불한 셈이다. 즉, 이중요율하에서는 대량 사용자들이 낮은 단가를 지불한다. 그런데, 대량 사용자들이 소량 사용자들보다 가격에 더 민감한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이중요율은 가격차별의 효과를 갖고 있다.
-할인시간가격
할인시간가격(off-peak pricing)는 주로 통신이나 음식점 등과 같은 서비스 업종에서 발견된다. 할인시간가격이 존재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 특정 시간대에 몰리는 고객들을 분산시키기 위해서다. 서비스업의 특성상 미리 재고를 만들어 놓을 수가 없기 때문에, 수용능력 이상으로 고객이 몰릴 경우 매출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 가격민감도가 높은 사람들을 유인하기 위해서다. 서비스업의 원가구조는 변동비가 낮고 고정비가 높은 경우가 많으므로,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되도록 가격을 낮추고 그 대신 판매량을 높여서 매출액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에게 가격을 할인해주지 않고, 가격민감도가 높은 사람들에게만 할인을 해줄 수 있는 방법이 바로 할인시간대를 두는 것이다. 할인시간대는 보통 한밤중이나 이른 아침과 같이 불편한 시간대에 위치하므로, 불편을 감수하면서 할인시간대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가격민감도가 높은 사람들이다.
-할인쿠폰
할인쿠폰(discount coupon) 역시 가격차별의 수단으로서 이해할 수 있다. 할인쿠폰을 오리고, 보관하고, 상품을 구입할 때 잊어버리지 않고 제시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노력이 필요한데, 이러한 노력을 기꺼이 들이는 사람들은 바로 가격민감도가 높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2) 간접적 가격차별
앞에서는 같은 상품을 갖고 가격차별을 하는 경우를 살펴보았다. 여기에서는 상품을 약간 다르게 하면서 가격차별을 하는 경우들을 알아보자.
-상품라인 가격정책
가장 흔한 가격차별의 예가 바로 상품라인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상품라인 내에 값이 싼 품목부터 비싼 품목까지 여러 품목을 두는 이유 중의 하나는 가격민감도가 높은 사람들에게는 싼 품목을 팔고, 가격민감도가 낮은 사람들에게는 비싼 품목을 팔기 위한 것이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에 실버 카드, 골드 카드, 플래티넘 카드가 존재하는 것도 가격민감도의 차이를 이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가격차별은 온라인에서도 중요하다. 온라인에서는 오프라인에서보다 고객들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가질 수 있고 가격 변경도 순식간에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이론적으로는 우리 싸이트에 접속하는 고객 한 사람 한 사람마다 다른 가격을 매길 수 있다. 그러므로, 닷컴들은 가격차별을 실시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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