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관리의 중요성
가격을 책정하는 것은 많은 기업들에게 가장 큰 골칫거리 중의 하나이다. 가격은 기업성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이면서도 가격결정이 제대로 되었는지 아닌지를 알기란 매우 어렵다. 예를 들어, 판매량과 시장점유율이 기대 이상으로 호조를 보이는 것은 가격이 지나치게 낮게 책정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렇게 해서 놓쳐버린 이익은 누구의 책임으로도 기록되지 않고 넘어가게 된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옳게 결정하는 것은 기업의 성과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8%의 마진을 갖고 있는 제품의 가격을 1%만 높이면 공헌마진이 12.5%나 상승하는 셈이다. 따라서 보다 올바른 방향으로 가격을 설정하도록 노력하는 것은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다.
가격의 개념과 특성
이번에는 가격의 개념과 관련된 내용들과 마케팅 믹스 요소로서 가격이 갖는 특성들을 알아보기로 한다. 어떻게 보면 그냥 쉽게 지나쳐갈 수 있는 개념이지만 수익이 나는 절대적인 요소 중의 하나가 가격이라고 볼 수 있다. 아무리 광고로 판매가 많이 된다고 해도 가격결정이 잘못된다면 수익은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1. 가격의 개념
가격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가게에 진열된 상품에 붙어있는 가격표를 떠올릴 것이다. 가격은 이렇게 판매자가 결정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며, 다음과 같이 다양한 방식을 통해 결정된다.
▶ 판매자 가격결정: 판매자가 가격을 결정하고, 구매자는 그 가격에 살 것인지의 여부만 결정하는 형태이다. 구매자가 판매자보다 많은 경우에 주로 나타나며, 대부분의 소매업이 여기에 해당된다.
▶ 구매자 가격결정: 구매자가 가격을 결정하고, 판매자는 그 가격에 공급할 것인지의 여부만 결정하는 형태이다. 자동차회사가 부품을 구매하는 경우처럼, 구매자가 파워를 갖고 있는 경우에 나타난다.
▶ 판매자 주도 경매: 잠재 구매자의 수가 판매될 상품의 수보다 많고, 잠재구매자마다 해당 상품에 대해서 느끼는 가치가 달라서 획일적인 가격을 붙이기 어려울 때 주로 활용된다. 이 밖에도 짧은 시간 내에 상품을 처분할 필요가 있을 때(예: 압류 부동산 경매)나 상품을 공정하게 배분하는 것이 중요한 경우에도 이용된다.
▶ 구매자 주도 경매: 구매자가 잠재 판매자의 원가 구조를 모르기 때문에 가격을 섣불리 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주로 활용된다. 이외에도 정부가 물품을 구매하는 경우처럼, 공정하게 판매자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한 경우에도 이용된다.
▶ 협상: 주택의 경우처럼 각각의 상품이 저마다의 특징을 갖고 있는 경우에 주로 이용된다. 협상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른 어떤 가격 결정 방식에서보다도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 거래소: 증권거래소처럼 다수의 잠재 판매자와 잠재 구매자들이 제각기 희망가격을 제시하고, 가격이 맞는 경우에만 거래가 일어나는 방식이다. 그러므로, 이런 방식의 거래가 성립하려면 '거래소'의 역할을 하는 중개인이 필요하다. 흔히 역경매라고 알려진 프라이스라인도 여기에 속한다.
위의 방식중 이번에는 첫번째 방식인 판매자가 가격을 결정하는 경우에 이용할 수 있는 여러가지 개념과 원리들을 다루려고 한다. 판매자가 "가격을 결정한다"고 할 때, 여기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 제조업자의 관점에서 가격은 출고가격을 의미한다. 즉, 제조업자가 상품을 도매업자나 소매업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을 가리킨다.
▶ 소매업자의 관점에서 가격은 소매가격을 의미한다. 즉, 최종 구매자가 상품을 사는 가격을 가리킨다.
제조업자가 유통업자들보다 우월한 위치에 서 있었던 시대에는 제조업자 출고가격은 물론 소매가격까지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유통업자들의 파워가 높아지면서 소매가격의 결정권한은 급속히 소매업자에게 넘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제조업자가 소매업자에게 가격을 정해주고 이를 강요하는 것은 대개 불법이라고 간주된다.
제조업자가 소매가격을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은 가격결정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예를 들어, 제조업자가 출고가격을 인하하더라도 소매업자가 소매가격을 인하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2. 가격의 특성
가격결정과 관련된 구체적인 주제들을 살펴보기 전에, 가격이 다른 마케팅 믹스 요소들과 구별되는 어떤 특징들을 갖고 있는지 알아보자.
▶ 가격은 다른 마케팅 믹스 요소들과 달리 쉽게 변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단 개발된 상품을 개선하거나 변경하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광고 역시 마찬가지이다. 유통경로는 변경하기 매우 어렵다. 그러나, 가격 변경은 매우 쉽기 때문에 가격을 변경하겠다고 결정한 즉시 실행에 옮길 수 있다. 온라인에서는 더더욱 간편해졌다.
▶ 가격 그 자체는 쉽게 바꿀 수 있지만, 가격 이미지는 쉽게 바꿀 수 없다. 즉, 실제로는 우리 회사 상품이 비싸지 않더라도, 고객들은 우리 회사 상품이 비싸다고 지각할 수 있는데, 일단 이런 이미지가 형성되면, 바로잡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 가격변경은 기업의 이익에 즉각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미국에서 2463개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가격을 1% 인상하면 공헌이익이 평균 11.1%나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가 암시하는 것은, 가격을 잘못 결정하면 이익이 크게 감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매우 조심해서 다룰 필요가 있다.
▶ 가격변화는 회사의 매출액과 이익에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회사의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가격경쟁을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경쟁사간 암묵적인 합의에 도달하거나, 경쟁의 양상을 가격경쟁에서 차별화 경쟁으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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